영어 반복

학습과 기억 등에 의해 뇌의 신경 세포들은 자극과 반응에 더 적합하게 변화합니다(신경가소성).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반복입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도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의 영향을 받습니다. 언어는 뇌의 브로카 영역(언어의 출력 담당)과 베르니케 영역(언어의 입력 담당)에서 담당하는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뇌는 물리적으로 변합니다.

뇌가 변한다는 것은 비유가 아닙니다. 뇌가 물리적으로 변한다는 것은 현대 뇌과학에서는 상식입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휴고 스피어스 교수 팀이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의 두뇌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이 택시 운전사들은 반경 10 킬로미터 이내의 도로 6만 개와 10만 개의 주요 지점들을 외웁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2~4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fMRI, 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 기술을 이용해 택시 운전사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방대한 양의 정보를 외우는 동안 해마(hippocampus)가 실제로 커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반복

뇌가 변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새로운 것을 배운 후에 반복하면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1) 신경세포 생성 : 새로운 학습->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

2) 새로운 시냅스 형성 : 새로운 학습과 경험-> 새로운 신경세포를 연결

3) 시냅스 연결 강화 : 반복과 연습-> 연결 강화

4) 시냅스 연결 약화 : 자주 사용하지 않음->연결 약화 또는 소멸

 

*시냅스 :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연결 지점

 

 

반복의 정의

다음 둘 중 어떤 것이 반복일까요?

 

1) 영화 '노트북'을 100번 보기

2) 겨울에 보면 좋은 로맨스 영화 100편을 각각 1번씩 보기

 

만약 질문이 '한 영화를 몇 번 반복해서 봤는가?' 라면 1번이 정답입니다.

만약 질문이 '영어라는 언어를 얼마나 반복해서 들었는가?'라면 1,2번 둘 다 정답입니다.

 

 

어떻게?

그럼 둘 중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까요?

재미있게 지속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저는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여러 번 반복해서 봅니다. 저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인피니티 워 10번 이상 봤습니다. 제가 마블 영화 팬이고 그 영화들을 여러 번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는 보다가 중간에 그만둡니다.

'지속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중요합니다. 외국어 배우기는 울트라 마라톤 같은 장거리 경주입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외국어 배우기는 평생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우리가 모국어를 죽을 때까지 사용하는 것처럼요. 단기간에 승부를 보는 것은 목표가 아주 낮거나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만두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해야만 외국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지루함은 무언가를 지속할 때 가장 큰 적입니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지루한 것을 싫어합니다. 늘 새로운 것을 원하죠. 그것이 내용 반복의 단점입니다. 내용 반복은 내용이 더 이상 재미없어질 때까지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른데요. 아이들 중에서 같은 애니메이션을 100번씩 반복해서 보는 아이들도 있고, 같은 걸 2번 이상 보지 않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다르고 콘텐츠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기준은 언제나 같습니다. 너무 재미있어서 또 보고 싶고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면 내용을 반복하면 되고, 내용이 지루하면 새로운 것을 보면 됩니다. 매번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 해도 단어, 문장 구조, 표현은 반복됩니다. 내용은 반복되지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은 반복됩니다. 비슷한 감정선은 반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