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문장 암기 30일 후기

지난 4년 동안 영어를 독학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문장 암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스피킹 실력 향상에 최적화된 방법을 고민해보고 30일 동안 직접 해봤습니다. 

 

 

문장 암기 효과 

 

1. 스피킹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습니다.

언어교환을 하거나 외국인 친구와 꾸준히 대화를 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그냥 대화만 주고받다 보면 늘 쓰던 단어나 표현만 쓰게 됩니다. 편하게 대화만 해도 유창성은 늘어납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원어민들의 영어를 듣다가 평소 본인이 생각하지 못했던 표현,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 세련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문장 등을 하나씩 차곡차곡 모아서 암기하면 더 풍부한 표현을 구사할 수 있고, 더 정돈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습니다.

 

2. 자연스럽게 들리는 문장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언어는 뜻만 통하면 되지 반드시 원어민들이 말하는 방식으로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 대답은 Yes입니다. 뜻이 잘 통하려면 원어민들이 말하는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말하기의 목적은 정보, 생각, 느낌, 감정 등을 상대방에게 적확하고,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어색한 문장 구조, 적절하지 않은 단어 선택 등은 말하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원어민들이 쓰는 문장을 그대로 따라 말하면 이 상황에서 이 단어가 맞나?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우리가 모국어를 배울 때도 주변 사람들의 말을 그대로 복사해서 따라 말하며 배웁니다. 영어도 그렇게 배우는 게 가장 편리하고 효율적입니다. 자연스럽게 들린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외국인에게서 "안경을 입었다.", "팔찌를 입었다." 같은 말을 들어도 문맥상 뜻은 이해되지만 듣는 사람은 머릿속에서 "안경을 입었다."->"안경을 썼다.", "팔찌를 입었다."->"팔찌를 찼다."와 같이 변환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듣는 사람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드는 것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3. 유창성이 좋아집니다.

문장 단위로 저장해뒀다가 꺼내서 말하는 것이 단어 단위로 하나씩 끄집어내서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반응 속도가 더 빠릅니다. 자기가 하고 싶었던 말이 영어로 잘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런 말을 원어민들이 표현한 문장 그대로 기억해뒀다가 바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방법

 

1. 문장 수집(Sentence mining)

저는 반드시 쓰게 될 문장이거나 특정 상황에서 필수로 쓰게 될 문장이면서 동시에 쉽고 간결하고 짧은 문장 위주로 수집합니다. 

 

• 반드시 쓰게 될 문장 : 미드 한 편, 영화 한 편, 패턴 암기 책을 통째로 외우면 내가 쓰지 않을 문장들도 외우게 됩니다. 이렇게 무작위로 암기하는 것은 스피킹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하고자 한다면 좋은 전략이 아닙니다. 우리가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문장의 수는 무한대에 가깝지만 한 개인이 주로 사용하는 문장의 개수는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사람마다 자주 쓰는 단어나 문장, 자주 이야기하는 주제는 다릅니다. 그래서 스피킹 실력을 집중적으로 향상하기 위해서 문장을 암기할 때는 자기가 주로 사용하게 될 문장들과 주로 이야기하는 주제로 범위를 제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저는 미드, 영화, 책(구어체), 유튜브, 인터뷰 등에서 제가 영어로 말할 때 꼭 쓸 것 같은 문장만 수집합니다. 
• 특정 상황에서 필수로 쓰게 될 문장&누구나 공통으로 쓰게 될 문장 : 식당, 공항, 호텔, 병원, 택시에서 자주 쓰는 일반적인 말들은 만약 외국 여행을 하게 된다면 거의 필수로 사용하게 될 문장들입니다. 저처럼 비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외국인과 대화를 한다 해도 이런 언어들을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현장에 직접 가야만 쓸 일이 생기는 언어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따로 신경 써서 배워둡니다. 또한 "어제 늦게 잤어.", "점심은 나가서 먹을 거야" 등과 같이 누구나 자주 쓸만한 문장이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해당 문장은 통째로 외웁니다.
• 짧은 문장: 문장 길이가 길어질수록 기억하기 더 어렵습니다. 짧은 문장들만 수집해도 활용할 수 있는 문장 개수는 충분합니다. 
• 적당한 난이도의 문장: 저는 입에 잘 붙지 않는 어려운 단어가 문장 속에 있거나, 잘 이해 안 되는 문장 구조의 문장은 피합니다. 읽어봤을 때 한 번에 이해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문장 위주로 수집합니다. 잘 외워지는 문장을 다양하게 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집한 영어 문장들 중 일부입니다.

• 외국어 배우기가 제 주 관심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언어 습득이나 학습에 관한 문장이 많이 있습니다.(반드시 제가 쓰게 될 문장)
• 518번, 519번 문장은 누구나 공통으로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문장들입니다.(누구나 공통으로 쓰게 될 문장).
• 16 문장 중에서 13 문장이 한 줄짜리 문장입니다.(짧은 문장) 
• 제 수준에 어려운 단어, 표현, 문장 구조가 들어있는 문장은 하나도 없습니다.(적당한 난이도의 문장)

영어-문장

 

 

2. 문장 암기

•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합니다: 저는 지난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하루 30분씩 소리 내서 문장을 읽었습니다. 
• 한 문장을 눈으로 읽은 후에 문장을 보지 않고 소리 내서 또박또박 말했습니다. 잘 안 되는 문장은 그냥 문장을 보고 읽었습니다. 
•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을 제대로 익히면서 발음합니다. 정확한 발음을 모르는 단어가 있다면 반드시 사전을 보고 발음을 확인합니다. 
• 처음에 더듬더듬 읽던 문장도 반복해서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더 매끄럽고 편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됩니다. 문장 내용이 기억에 더 잘 남고, 혀와 근육도 단어의 발음에 익숙해지기 때문입니다. 
• 스피킹 할 때 바로 사용할 문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소리 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문장 녹음

• 언어교환 파트너, 언어교환 친구, 원어민 영어 선생님에게 녹음해달라고 부탁해도 좋고, 직접 녹음해도 됩니다.(저는 직접 녹음합니다.) 
•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문장 녹음 파일을 듣습니다. 여러분이 많이 들은 영어가 여러분이 말할 때 무의식 중에 나오게 됩니다. (The material you listen to and read plays a huge role in your speaking ability.)

 

 

30일 문장 암기 결과

 

말하기 속도가 약 37% 증가했습니다.(Voice diary 녹음의 첫 1분 동안 말한 단어 수 기준)  

6월 19일 이전 평균 51 단어 -> 7월 12일 이후 평균 70 단어

(보통 속도로 말하는 원어민의 말하기 속도는 분당 약 130~150 단어 정도 됩니다. 말을 빨리하는 사람은 거의 200 단어 이상 말합니다.)

 

-문장 수집 전 약 51 단어

2022년 4월 6일 : 분당 42 단어
2022년 4월 24일 : 분당 55 단어
2022년 5월 13일 : 분당 46 단어
2022년 5월 26일 : 분당 67 단어
2022년 5월 19일 : 분당 53 단어
2022년 6월 1일 : 분당 60 단어
2022년 6월 5일 : 분당 49 단어
2022년 6월 16일 : 분당 42 단어

 

-2022년 6월 21일 문장 수집 시작

 

-문장 수집 진행 중 약 70 단어

2022년 7월 12일/분당 73 단어
2022년 7월 14일/분당 81 단어
2022년 7월 15일/분당 72 단어
2022년 7월 17일/분당 68 단어
2022년 7월 18일/분당 64 단어
2022년 7월 19일/분당 66 단어(문장 수집 30일 차)

 

 

정리

 

하루 30분 한 달 투자해서 말하기 속도가 30% 이상 빨라졌습니다. 시간 투자 대비 효과가 예상보다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문장 수집&암기를 할 예정입니다.

 

제가 영어를 배우는데 투자하는 총시간이 하루 30분인 것은 아닙니다. 저는 2018년 9월부터 하루 평균 4~5시간씩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문장 암기라는 새로운 루틴을 추가했을 때 말하기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에 관한 기록입니다.

 

다만, 저한테는 영어 회화의 우선순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다음 한 달 동안은 하루 15분 정도만 할 것 같습니다. 말하기 할 때는 유창성, 정확성, 표현력&전달력이 중요합니다. 분당 단어수를 측정하면 이 중 유창성(특정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아이디어를 산출해내는 능력)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 어떤 방법이 자기에게 가장 효과적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측정해서 수치화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정확성이나 표현력과 전달력은 원어민에게 피드백을 받아야 측정할 수 있지만 유창성은 혼자서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은 유창성이 얼마나 좋아지는지만 한 달 단위로 측정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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